-
야근이 이어지던 날이었다. 아침부터 회의를 마치고 멍한 눈으로 회의실에서 나와 사무실 내 자리로 향하는데 누군가 외쳤다. "배가 뒤집혔대. 수학여행가는 애들이 많이 탔대" 인터넷 창을 켜고 속보 영상을 틀었다. 바다 한가운데 배, 그 위로 헬기, 해경 보트도 떠있었고. 무엇보다 그 현장이 온 국민에게 보여지고 있었으니까. 한치 의심이라곤 없었다. 몇 명 구조. 이런 자막이 뜨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화면은 멈춰있는 듯 헬기도 보트도 구조의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았다. 생방송이 아니라 시차가 있나보다. 안일하게 생각했다. 이미 구조가 시작됐고, 구조 장면은 조금 뒤에 송출되리라. 단 한 명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텐데. 정도의 걱정만 했을 뿐. 자막이 바뀌었다. <전원 구조>. 또 다시 회의를 들어가며 "다 구했대요"라고 전무님께 알려드렸었지. 그런데 오후가 되자 갑자기 사무실이 웅성거렸다. 오보였다고. 안그래도 종일 흐리멍텅하던 머리가 하얘졌다. 그러니까 2014년에. 매일 신기술이 쏟아져나오는 이 시대에. 고작 바다 한가운데 가만히 멈춰있는 배에서 아이들을 꺼내지 못했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본 그 장면은 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수장되는 장면이었다고? 다른 나라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국민 300명이 죽어가는데 나라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머리와 가슴에 소용돌이가 쳤다. 그날 이후로 2016년 오늘까지 그 소용돌이는 깊이를 모르고 거세져만 간다.
-
고3 담임이던 시절, 교무실 전체가 뒤숭숭했고 각자 안산에 근무하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곧 전원구출이라는 기사를 보고 학생들에게 안심해도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공부에 매진토록 하였는데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학교 현장에 있던 저 역시 세월호에 있을 수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에 더욱 마음 아파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
입사 2년차,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네이버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팀에 아이엄마가 많았고 모두 함께 초조한 마음으로 무사구조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점심시간부터 계속해서 기사 웹페이지와 스누라이프를 들락날락거렸습니다. 점심으로 만두국을 먹었고, 함께 식사했던 타부서 선배들도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는데.. 왜 저들은 그 날 그 순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할까요..
-
아침에 뉴스를 접하고 신랑이랑 톡을 주고받으며.. 배가 침몰했다고.. 다행히 다 구조 되었다고...저녁즈음 식사 준비를 하다 접한 뉴스를 보고 오보라는걸 알았고..그 후로도 계속 바뀌는 뉴스.. 그리고 제대로 움직이지않는 구조상황을 보고 답답해 했던 기억이..
-
평범한 하루였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과 같은 오늘 중 하루였기에 애석하게도 정확히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학교를 다니고 있었으므로 아마 강의를 들으러 가고있었겠지. 항상 똑같은 일상이라고 투덜거렸지만 그런 엄청난 소식을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심장이 정말 쿵하고 내려앉은 기억만이 선명하다. 꽃이 피던 봄날, 꽃 같은 아이들이 차가운 물 속에 잠겼다.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 아직도 나는 이따금씩 심장이 저릿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여전히 죄 지은 사람은 떳떳하고 죄 없는 이들은 가슴이 찢어진다. 항상 잊지 않겠노라고, 항상 너희를 기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나는 여전히 너무나도 부끄럽다. 미안해 얘들아 정말
-
저는 증권사 직원인데요, 업무시스템에 접속하면 끊임없이 뉴스속보가 뜹니다.평소처럼 사무실 자리에 앉아서 업무 보는데 아침부터 여객선 침몰 뉴스가 떴고, 조금 후에는 전원 구조라는 오보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옆자리 팀장에게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오보라고 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배가 아무도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기울어 있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
저 기억력 진짜 나쁜데,친언니랑 중간고사 공부하러 나갔다가점심으로 순대국밥 먹으면서 뉴스 봤던 기억 나요.배가 침몰했다는데정말? 그게 21세기에 일어나는 일이야? 라고 못 믿었던 기억이요.사람 가득 실은 여객선이 침몰하는 건 타이타닉 같은 영화에나 나오는 일인 줄 알았거든요.그 후로 더더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어요.실제로 구하지 못했다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구조하는 노력 없이 시늉만 했던 건..사람이라면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
저는 취준생이었어요. 정말 가고 싶었던 기업에 떨어진 날이었는데, 세월호 사건이 뉴스로 나오더군요. 그날은 대한민국이 수렁에 빠지는 날이었습니다.
-
지역도서관에서 인터넷강의를 듣고 있었습니다. 10시쯤 남자친구가.. 이런 일이 뉴스에 나온다고 말해준 기억이 나요..
-
생후 2달이 된 아이를 수유하며 핸드폰을 보던 중 세월호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전원 구조였다가 시간이 지나 오보 였다는걸 알고 충격이었네요.
-
평범한 날도 아니고 그날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떻게 잊을수가 있을까요?2014년 4월 16일 출근하는길에 항상 포털 뉴스를 보며 출근하는데세월호사고 소식을 보고 놀랐는데 구조했다고 해서 마음 놓고 출근후 업무 하다가 나중에 포털에 들어갔는데 구조를 못했다는 기사들을 보고 몇시간째 왜 구조를 못했냐고 미친거 아니냐며 화내면서 기사를 엄청 찾아보며 애태웠던 기억이 납니다.집에왔더니 엄마도 하루종일 뉴스보며 가슴아파하고 계셨었고 엄마랑 뉴스보며 가슴을 쳤네요그후로 몇주간 세월호 기사들과 뉴스만 보면 회사에서도 눈물이 나고 일에 집중도 안되었던 기억이 이렇게 생생한데사람이면..사람이라면 제발 솔직하게 말해주세요당신 자식이 이런일 당했다면기억안난다고 그렇게 타협할수 있습니까
-
뉴스보면서 점심먹고있었어요..전원구조라 다행이라며.. 간식 사먹으러 가서다행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일 마치고 나오니 오보라 하더라구요..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일주일동안 뉴스 보면서 정말 눈물 많이흘렸어요.. 직장에서 세월호 이야기 하다가도 도중에 통곡 하는사람들도 많았구요..야간 근무 많은 직업이었는데 거의 한달동안 잠을 못잤어요ㅡ안산과 너무도 먼곳인 부산이구 고등학교 친척도 없고 졸업한지 15년이다된 어른인데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가슴아프고 분합니다...절대 잊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시간이 지나도 아프고 슬퍼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
사고소식과 곧그뒤로 전원구조되고있다는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엄마들함께 애들학교공개수업에 참관했었지요.
-
아침에 운동을 하고 기분좋게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식당 텔레비전에서 뉴스속보가 나오고 있었어요. 뒤집어진 배가 잠기고 있었죠.친한 언니와 뉴스를 보며 어떡하냐고 맘 졸이며 뉴스를 보았습니다. 왜 구조를 안하고 있는지.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맘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네요.어느식당이었는지까지 기억이 다~나는데..어떻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할수 있을까요
-
남자친구와 함께 밥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었어요. 낮이었을 거예요.주문한 밥이 나오길 기다리며 텔레비전을 보았는데 침몰 소식이 나오더라구요. 수업을 끝내고 바로 식당에 온터라 그때서야 소식을 들은거죠. 식당까지, 앉았던 자리마저 아직까지 기억이 나는데..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요
-
프리랜서 방송인입니다.방송프로그램의 시작~끝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직업인지라..그날 또렷이 기억하지요.ㅠ유난히 힘들었던 방송.끝나고보니 학생들의 사고소식.다행히 전원구조라고 속보가 나길래 다행이다싶었죠.그러나 집에와서 속보를 접할수록ㅠ오보에 구조가 되지않았다는 날벼락같은 소식들아이를키우는 부모마음으로 도저히 볼수가없었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않습니다. 거짓은 참을 이길수 없습니다.
-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참여수업이 있는 날이라 준비하고 있는 도중 뉴스를 들었습니다.친정이 진도라 엄마께 전화 드렸어요.통화 중 엄마는 엠블런스 소리와 여러대의 차량이 지나간다 그러셨어요.배가 아직 바다 위에 있었고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어서 그 때 당시는 마음 졸이지 않았어요..충분히 그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며 많은 아까운 생명을 그냥 그렇게 비참하게 잠기도록 하지않을거라 믿었으니까요...며칠전 광화문에 걸려진 사진을 보며 아이들과 헌화하며 그 날 기억이 또렷이 나며 가라앉는 배 창문너머 두드리며 소리 지르던 아이들이 생각나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또 흐르더라구요..그 날 기억이 납니다...몇 달을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도 너무 가슴 아프네요.
-
아침 출근하는 길에, 수학여행으로 제주에 가는 배가 좌초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출근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YTN 보도로 전원 구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가라앉는 배만 보일뿐 구조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 구하지 못했을까요? 그 이후 시청앞 광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영정사진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
나는 그 날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희미하게 그 날 학관에서 밥을 먹으면서 와이티엔 뉴스를 보고 있었던가 짐작이 될 뿐이다. 그나마의 기억도 그 당일이었는지, 며칠 후였는지조차 확언할 수 없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가 분명하게 떠올랐다. 그때 내가 했던 생각이. 나는 고향이 인천이다. 어디 가는 배가 얼마만한 크기인지는 대충 알고 있다. 그래서 들었던 생각이ㅡ 인천에서 제주 가는 여객선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여객선일텐데, 그것이 가라앉고 있다고? 다른 배를 착각한 게 아닐까? 속보를 봤을 때, 나는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었다. 세월호라는 묘한 이름도, 대형 여객선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 이렇게 생각했던 것도 분명하다. 그렇게 큰 배면 구명보트나 대피 장비도 잘 갖춰져 있고 배도 천천히 가라앉을텐데 큰 일이야 있겠어? 내가 그당시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뭘 보고 있었는지, 누구를 만났었는지 아무 기억도 없지만, 정말 저렇게 생각했던 것만은 아주 또렷하게 기억난다.나는 지금도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여기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이 있다면, 그건 내 생각을 모두 뒤집어버린, 마땅히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자들에게 있다.
-
집청소하다가 속보 접하고 전원구조라하여 하던청소 마저 하던중 출몰한다는 속보와 구조안된 아이들이 있다는 그말에 눈물콧물다 빼고 그래도!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말만 맴돌다 하루.이틀 시간은 지나고 악마에 의해 침수 되었습니다.그 악마에게 이나라는 맡길 수가 없습니다.욕도 아까운 악마는 자진 사퇴 하길 바랍니다.악마야 넌 이제 꺼져 줘야 하는거 아니니?유병언도 니가 죽였니?네 아버지 독재에 물든 철없는 노파야!대통령 소꼽놀이는 이제 끝을 내야지.